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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故 황수관 박사 소천 13주기를 맞아… 다시 돌아보는 초심과 섬김

기독문화선교회 2026. 10. 19. 18:22


오는 12월 30일이면 기독문화선교회를 설립한 故 황수관 박사가 소천한 지 13년이 된다. 세월은 어느덧 13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고인이 우리 사회와 교계에 남긴 희망과 웃음, 그리고 섬김의 정신은 여전히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고인은 1945년 일본에서 태어나 경북 경주 안강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이후 야간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대구대학교와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원 과정을 거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교수와 세브란스 건강증진센터 부소장을 역임했다. 국민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학문과 교육에 힘쓰는 한편, 대중에게 건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특히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방송 강연을 통해 특유의 유쾌한 입담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스마일 박사', '호기심 박사', '이야기 박사'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고인은 웃음과 긍정의 힘으로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다. 그러던 고인은 2012년 12월 30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고인이 남긴 뜻은 교계 사역으로도 이어졌다. 2004년 1월 설립된 사단법인 기독문화선교회는 말씀과 기도,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고 교계의 부흥과 영적 회복을 돕기 위해 출발했다. 고인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교회 간증을 통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며 '스마일 전도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독문화선교회도 어느덧 설립 22주년을 맞았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기자와 선교회 대표라는 두 가지 사역을 함께 감당해 온 지도 어느덧 38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결코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누군가의 삶과 사역을 이어받아 그 뜻을 섬긴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거운 책임을 요구한다. 좋은 뜻과 열정만으로 사역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뒷받침과 사람들의 협력, 무엇보다 서로를 향한 신뢰가 함께할 때 사역은 비로소 지속될 수 있다.

그동안 교계를 섬기는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이들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섬김을 기억하며 오늘도 교계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 누군가에게 디딤돌이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문화사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재정적인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역을 이어가는 일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 특히 2026년은 선교회 사역을 감당하면서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깊이 체감하는 한 해다.

그럴 때마다 처음 품었던 마음, 곧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으며, 때로는 사람을 바라보기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명예와 권위보다 복음과 섬김의 가치를 앞세우려 했다.

사역을 이어가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기도 한다. 선교회가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며 회원과 교회에 참여와 협력을 요청하지만, 기대만큼의 호응이 따르지 않을 때면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도 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준비한 사역에 관심과 협력이 부족할 때 느끼는 외로움은 그 일을 직접 감당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사역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사람을 얻기 위해 원칙을 버릴 수는 없으며, 순간의 이익을 위해 처음 품었던 뜻을 저버려서도 안 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도를 지키고 초심을 되새기는 것이 사역자의 책임이라고 믿는다.

돌아보면 지난 22년 동안 선교회 사역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 만남 속에는 기쁨과 감사가 있었고, 아픔과 아쉬움도 있었다. 때로는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남는다. 38년의 교계 사역을 돌아보며 나 역시 완전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부족한 판단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고, 사람에게 기대했다가 실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온 시간을 통해 분명하게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사역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권력이나 학력, 물질만이 아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어려울 때 건네는 위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통, 그리고 함께 책임지려는 자세가 공동체를 세우는 소중한 힘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수고를 알아주며 격려할 때,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사역에서는 더욱 겸손해지고 싶다. 명예보다 섬김을, 권위보다 배려를, 경쟁보다 협력을 선택하고 싶다.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나눌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신앙인의 삶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이름을 남겼느냐보다 어떤 삶을 살았느냐일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배려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에게 희망을 전했는지, 얼마나 낮은 자리에서 섬겼는지, 그리고 얼마나 진실하게 복음의 길을 걸었는지가 우리의 삶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계가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한다. 학력과 사회적 지위, 직분과 권위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섬기는 마음이 공동체의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처음 하나님을 만났을 때의 마음, 처음 사역을 시작했을 때의 순수함, 처음 품었던 복음에 대한 열정, 그리고 누군가를 돕고 섬기고 싶었던 그 마음을 회복했으면 한다.

서로를 세워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함께 울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공동체.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의 모습이며,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믿는다.

故 황수관 박사가 우리 사회에 전했던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 그리고 기독문화선교회를 통해 실천하고자 했던 섬김의 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고인이 남긴 뜻을 이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역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정신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실천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까지 포함한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앞으로도 '섬김과 나눔'이라는 마음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때로는 길이 멀고 힘들더라도 초심을 품고 정도를 걸으며 복음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사역과 만남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나'가 아니라 '우리'로, 경쟁이 아니라 협력으로, 권위가 아니라 섬김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세워주는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